사진으로 남긴 이야기 – 해가 지길 기다리며

하루의 해가 질 시간이 다가온다.
고된 노동이 지나고 휴식의 시간이 온다.
하지만 목표를 가진 사람에게 저녁은 휴식이 아니라
‘특별한 추가 시간’이라고 믿는다.
내게 주어진 이 추가 시간을
얼마나 잘 쓰느냐가
그날, 그리고 다음날과 그 주, 그 달을 결정한다.
요즘 들어 나는 다시 무너지는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좋지 않은 일들이 잇따랐고, 버티지 못한 끝에
내게 주어진 추가 시간을 허무하게 흘려보냈다.
루틴은 깨지고, 의지는 꺾였다.
하루하루가 무의미해졌고,
노력을 멈추니 몸은 편해졌지만 마음은 식어 갔다.
불편함을 감수하며 나를 독려할 자신도 없어
계속해서 어두운 곳으로 걸어 들어갔다.
벗어날 수 없을 만큼까지.
나를 그 어둠에서 꺼내기 위해
다시 루틴을 붙잡는다.
할 수 있다.
해가 졌다면 다시 뜰 테니,
나 또한 다시 올라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