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으로 남긴 이야기 – 비가온뒤

사진으로 남긴 이야기 – 비가온뒤

비가 지나간 세상은, 푹푹 찌던 여름을 잠시 멈춘다.
시원한 빗줄기는 뜨겁게 달궈진 땅의 온도를 부드럽게 식히며,
숨 고를 틈을 내어준다.

올여름은 유난히 많은 일을 겪었다.
실패와 좌절, 그리고 세상의 차가운 현실을 다시금 뼈저리게 느낀 계절이었다.
그동안은 펑펑 놀며, 편하게 살아왔지만
이제는 그렇게 살 수 없다.

책임져야 할 것들이 늘었고,
욕심을 부린 만큼 감당해야 할 무게도 함께 늘어났다.

비가 내린 이틀 동안, 내 마음속을 짓누르던 고민 중 하나의 결심이
분명하게 자리 잡았다.
비가 온 뒤 땅은 젖지만, 시간이 지나면 더욱 단단해진다.
나 또한 더 단단한 마음으로,
큰 목표를 향해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간다면
물렁했던 내 땅도,
노력한 만큼 단단히 굳어지지 않을까.

내 땅에 충분한 비가 내렸으니,
이제는 그 땅을 말리고 다져야 한다.
조금씩, 천천히, 단단히.
그렇게 다져진 땅은 어떤 폭풍과 비바람이 몰아쳐도,
또는 누군가의 발자국이 찍혀도
흔들림 없이 나를 지탱해 줄 것이다.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